'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낡은 지하철역

입력 2020-07-31 17:25   수정 2020-08-01 02:52


1996년 처음 문을 연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옛 역무실엔 카페와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에스컬레이터 계단 옆 벽면에는 미술 작품이 설치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래된 지하철 역사에 문화예술을 입히는 ‘문화예술철도’ 1호 시범특화사업 대상인 영등포시장역 리모델링을 마치고 31일 공개했다. 문화예술철도 사업은 오래된 지하철 역사를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개선하고, 일상 속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군자·종로5가·동대문·신설동역도 연내 리모델링을 끝낼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울(1호선)·종각·종로3가·제기동·청량리·서울(4호선)·한성대입구·미아·쌍문 등 9개 역이 대상이다.

영등포시장역의 리모델링 주제는 ‘시장의 재발견’이다. 완구와 청과 등을 판매하는 전통시장인 영등포시장과 여러 예술가가 모여 있는 문래창작촌 등의 독창적인 지역성을 충분히 살린 것이 특징이다. 리모델링에는 예산 31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지하 1층에는 지역 상인들이 여러 소품 등을 판매하는 ‘마켓 마당’과 영등포시장 인근 상인 및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시장길 미디어’가 조성됐다. 지하 2층 남는 공간에는 음료 등을 판매하는 카페와 전시·강연·교육 공간인 ‘라운지 사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샘’이 들어섰다.

지하 3~5층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벽면은 승객들이 이동하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계단 미술관’으로 꾸몄다. 황혜선 작가의 ‘시장풍경’ 등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서로 다른 주제의 작품 4종이 전시됐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 4·5층에 남는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2단계 사업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며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서울시와 함께 서울 지하철을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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